『IBN뉴스 임지섭 보도국장』
인천항 내항은 국제공항과 같다. 국가중요시설 가급 보안구역이다. 안전, 검역, 밀항, 밀수 때문에 그렇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인천내항은 자유공원에서 뻔히 내려 보이지만 인근 주민은 밀론 인천 시민 중에서도 평생 들어가 보지 못한 주민이 태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지난 수십 년간 내항 개방을 줄기차게 요청해왔다. 처음엔 달걀로 바위치기 같았다. 하지만 개방을 요구하는 약 7만2000명의 서명부가 정부에 전달되고, 또 어떤 분들이 월미전망대에 올라가 고공 시위를 하자 당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내항에 방문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개방 논의가 시작됐다.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다들 개방은 안 될 것이라 했다. 당시 인천항만물류협회장을 맡은 저는 부두를 운영하는 회원사들에게 물었다. 개방해도 되냐고. 지금 생각해 보면 ‘설마 되겠나’하는 생각에 제게 전권을 줬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저는 인천해양수산청장, 인천항만공사 사장, 인천항운노조 위원장과 협의를 시작했다. 항만물류협회 회원사들과도 1년 간 수십 차례 회의를 했다. 결국 물류회사와 항운노조의 양보로 8부두 철수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텅 빈 내항 8부두에서 개방행사(중구 한마음 송년 대축제)를 했던 게 지난 2015년 연말의 일이었다. 다들 찬바람을 맞았지만 첫 개방이라는 감격에 겨워 뜨거웠던 밤이었다. 하지만 그 뿐, 무려 8년 동안 주차장 이외 역할은 없었다. 개방을 이끌었던 입장에서는 참 허망했다.
하지만 8부두에 있던 곡물창고를 재건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천 평을 차지하는 창고를 개조하니 정말 멋진 광장이요. 공연장이 된 것이다. 이곳에서 BTS가 뮤직비디오를 찍었고 올해에는 야외 주차장 광장에서 외국인 방문객 3000여명이 모여 ‘맥강(맥주+신포닭강정)파티’를 만끽했다.
오는 10월 14일에는 인천시민의날(10월 15일)을 기념해 내항을 더 개방하기 위해 철망을 또 뜯어낸다. 그리고 약 5000평의 잔디광장과 포토존, 야광벤치, 그늘막 등 주민 휴식공간도 생긴다. 명실상부하게 이젠 내항이 시민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이런 시설을 조성해 주신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깊이 감사하다.
전 세계의 도심의 어떤 항만이건 도시가 팽창함에 따라 원도심의 항구는 시민에게 내어 준다. 이른바 워터프런트가 되어 휴식과 관광의 터로 바뀌는 것이다. 이제 인천항 내항이 그 차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인천시민 여러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항만계획과 도시계획은 따로 가면 안 된다. 예전엔 따로 갔기 때문에 교통과 환경 문제로 시민들이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제 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인천해수청과 인천항만공사가 협력해 인천 내항을 온전히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이 사업을 온전히 매듭지을 수 있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겠다.
한편, 철도 기술 발달에 따라 전철역(고상플랫폼)과 일반철도역(저상플랫폼) 모두 정차할 할 수 있는 고속열차가 운행되는 지금, 수인분당선 인천역에 고속열차를 정차하게 하는 사업이 필요하고, 저를 비롯한 정치권이 추진 중이다. 제물포(인천내항)에 르네상스가 빨리 오려면, 인천내항 바로 옆에 있는 인천역에 고속열차(KTX)가 와야 한다. 최선을 다해 힘을 모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