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참가자 다수, 대학생·직장인청년·청소년 등 미래세대도 함께
“삶의 터전인 지구환경을 보호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가운데, 글로벌 복지단체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 이하 위러브유)가 19일 인천 연안부두와 종합어시장 일대에서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을 개최했다.
위러브유는 유엔 DGC(공보국) 협력NGO로, 65개국에서 15만5000여 명 회원들이 활동한다. 인류를 지구촌 가족으로 여기는 ‘어머니 사랑’을 기반으로 30년 가까이 복지활동을 해왔다. 그중 ‘전 세계 클린월드운동’은 ‘인류의 보금자리인 지구환경을 돌보고 보살펴 희망찬 미래를 만들자’는 취지로 2008년부터 15년간 열어온 환경복지운동이다. 9월까지 75개국에서 2000여 회 개최돼 31만7000여 명이 동참했다.
이날 ‘생명의 보고’인 바다와 시민들의 생활 환경을 지키기 위해 위러브유 회원 500여 명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시작으로 어시장과 대로변, 골목, 상가 주변, 버스정류장 등 10㎞ 일대를 정화했다. 특히 ‘푸른 인천, 생명의 바다! 우리 아이들도 누릴 수 있게’라는 주제로 개최한 사진전은 인천항과 연안부두, 어시장의 역사와 가치, 바다 생태계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 등을 다채로운 사진에 담았다. 이는 어시장 상인들에게 자부심을, 시민들에게는 환경의식과 지역 공동체의식을 고취하는 계기가 됐다.
정지현 위러브유 인천지부장은 “연안부두와 어시장은 인천의 오랜 명소이자 유명 관광지다. 각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다 보니 무심코 버려지는 쓰레기가 많아 도심은 물론 바다도 오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세대와 현세대, 미래를 살아갈 후세대를 위해 깨끗한 환경이 보존되길 바라며 인천 일대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고 취지를 밝혔다.
연안부두는 인천의 관문으로, 1960년대 후반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곳이다. 연안여객터미널과 국제여객터미널이 자리하고 어시장, 유람선 선착장, 남항부두 등도 모여 있다. 이곳 어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 수산물 유통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당일 잡은 광어와 우럭, 꽃게, 새우 등 서해 400여 종 수산물이 모이는 곳으로 어민들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깨끗한 환경 우리 함께 지켜요!”
실생활 환경보호를 실천해온 위러브유는 이번 클린월드운동 때도 잘 썩는 ‘생분해 비닐’을 이용하고 개인 텀블러를 준비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했다. 휴일을 맞아 직장인, 대학생, 중고등학생, 주부 등 각계각층에서 봉사에 나섰다. 하늘색 조끼를 입고 집게를 든 이들은 담배꽁초, 종이박스, 폐플라스틱, 유리병, 스티로폼, 우산 등 각종 생활쓰레기와 캐리어 같은 폐기물을 꼼꼼히 수거했다. 가로수와 잔디 사이마다 숨어 있는 쓰레기도 찾아내 수거 봉투에 담았다. 그렇게 모아진 양은 600㎏에 달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아, 가족 화합은 물론 유소년·청소년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산 교육의 장이 됐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와 같이 왔다는 방해연(36) 씨는 “아들과 함께 봉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뜻깊다”며 “아이가 살아가는 세상에 좀 더 깨끗하고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3대가 함께 봉사에 참여한 가족도 있었다. 윤희진(57) 씨는 “환경오염이 정말 심각하다. 지식으로 그칠 수 있는 자연보호를 아이들도 정화활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딸과 다섯 살 손녀까지 다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딸 안효민(32) 씨는 “이렇게 쓰레기를 줍고 체험해보는 것이 아이의 환경교육에 훨씬 효과적”이라며 “환경이라는 공통 소재로 가족끼리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체험활동”이라고 기뻐했다. 현장에 함께한 이대형 경인교육대 교수는 “제1차 교육기관이 가정인데 이렇게 가족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바른 인성을 갖추고 환경교육을 체험하게 된다”고 활동의 가치를 평가했다.
해양 부문 연구직에 근무한다는 김세현(30) 씨는 “해양 쓰레기가 어선 운항에 많은 어려움을 준다. 육상에서 떠밀려오는 쓰레기가 많을 뿐 아니라 매년 증가한다”며 “직접 봉사에 참여하니 방치된 쓰레기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실감했다. 이번 활동이 해양 쓰레기 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시종일관 웃음 띄며 즐겁게 봉사하는 모습에 시민들이 박수로 응원하는가 하면, “어시장 일대에서 단체가 정화활동하는 모습은 처음”이라며 감탄하는 상인도 있었다. 어시장 앞에 전시된 사진전을 보며 감동을 전한 상인 김성남(60) 씨는 “바다에서 난 것을 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실감했다”며 “이래야 후세대도 잘 살 수 있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정해풍 인천종합어시장 관리과장은 “시장에 많은 손님이 올 수 있는 것은 바다가 건강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바다를 위해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며 “이런 활동이 세상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분의 움직임에 전 세계가 동참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어시장을 지나던 시민 김종철(65) 씨는 “환경보호에 힘쓰고 시민들을 위해 애써주는 모습을 보니 너무 고맙고 칭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좋은 일을 계속해달라”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