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에게는 일반인과는 다른 특별한 습관이 있다. 건물의 내부에서 비상구를 반드시 확인하며 자기 자신도 모르게 그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며 또한, 소화기의 위치 및 눈에 잘 뜨이는지를 직감적으로 확인하고 소방시설의 위치 및 관리가 잘 되는지에 대한 살펴본다.
또한, 화재현장에서도 냄새에 상당히 민감하여 출동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해서 타는 냄새, 연기와 불꽃의 상태만 봐도 대략 화재의 종류와 진행정도를 알 수가 있다. 그것은 수년간의 현장에서 겪은 경험으로 감각화 된 직업적인 습관인 것이다.
이러한 위험한 각종 현장에서의 활동을 하는 소방공무원은 항상 안전을 빼놓고 현장 활동을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안전사고는 잊을 만하면 간간히 발생하는 이유는 안전에 대한 습관이 개개인마다 다르고 안전인식이 몸에 배지 않은 탓이다.
모든 습관은 신호, 반복행동, 보상의 세 단계 과정을 거쳐 형성된다고 한다. 동일한 신호에 따른 자극과 동일한 보상에 대한 기대로 인해 나타나는 반복적 패턴이 곧 습관으로 굳어진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소방차량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교차로에서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교차로에서는 반드시 서행 및 우선멈춤을 해야 하고 그러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운전습관에 의한 반복행동으로 안전운행을 하여 무사고가 나는 것은 운전자의 안전에 대한 철저한 의식과 몸에 밴 습관의 결과 곧 보상이 되는 것이다.
세월호 이후 국민안전처가 신설되어 긴급재난 종합훈련 등 실전을 가상한 유관기관과의 훈련을 자주 실시하여 만일의 재난사고에 대비하여 훈련을 실시하여 긴급사항에 대한 단계별 대응조치를 위한 훈련이 예전보다 횟수도 늘고 많이 강화되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러한 민관군의 합동 소방훈련이 아닌 건물자체 거주자들의 안전습관을 위한 소방훈련과 대피훈련이 더욱더 필요하다. 미국과 캐나다 등 외국에서는 일반기업뿐 아니라 아파트에서도 자주 소방훈련과 비상 대피훈련을 실제사항처럼 습관화된 자연스런 행동으로 실시한다고 한다.
얼마전 캐나다에서 살다가 귀국한 경험자의 일화 중 그녀가 캐나다의 아파트에 살다가 비상벨이 울려서 화재가 난줄 알고 9층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계단으로 내려갔는데 알고 보니 소방훈련이라고 해서 그때 당시 무척 황당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캐나다인들은 가방에 간단하게 비상시에 대비한 물품을 챙겨 나올 수 있도록 항상 현관 부근에 비치를 해놓고 있으며, 대피훈련을 한 주민 중에는 걸음걸이를 옮기기도 힘든 노인 부부도 있었는데 짜증 한번 안내고 오히려 소방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집으로 올라가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미 그들은 반복적인 대피훈련을 통한 안전이 몸에 배어 습관화되어 버린 것이다.
화재현장에서 및 모든 재난현장에서의 안전을 위한 행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외국의 경우와 같이 평소에 하는 훈련이 몸에 배어 습관화된 것처럼 우리나라도 소방 훈련시에 실제적으로 모든 건물의 관계자가 대피를 하는 훈련을 하여 온 국민의 안전의식과 행동이 습관화되어야 한다.
안전에 대한 습관은 누구나 어느 장소를 막론하고 즉각적이며 반사적으로 행동되어야 한다. 그것은 모든 대상에 똑같이 적용되어 내 건물에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이상 징후가 발견 되었는데도 설마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과 방심은 결국 본인 스스로가 위험을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소방공무원뿐만 아니라 누구나가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을 위하여 안전에 대한 자기 주변의 위험요소에 대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며, 이제부터라도 내가 사는 건물에 벨소리가 나면 그 벨소리는 매우 중요한 피난대피 경보음임을 인지하여 몸에 밴 익숙한 습관적인 행동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의식의 전환이 더욱더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