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는 구조적으로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계단실이나 승강기와 같은 수직통로는 상층부로 연기나 화염이 이동(굴뚝효과 [Stack Effect])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건물 상층부로 빠르게 번지게 된다. 또 고층 아파트의 상층부는 소방장비활용에 한계가 있고 소방대가 진입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건물에 설치된 피난계단이나 소방시설 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피난계단의 경우 화재 시 피난경로 등을 고려한 단순한 배치 및 양방향 피난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현재 건축법에서는 공동주택의 경우 층당 4세대 이하일 경우 계단을 1개소만 설치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국내 대부부의 고층아파트는 계단이 1개소만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 시 거주자의 피난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의 경우 국제화재방지협회(NFPA)의 기준으로 계단실의 수는 보행거리와 수용인원에 따라 정하고 거주밀도에 의해 피난용량을 결정하여 계단 및 출구의 폭을 설정한다. 우리나라도 설계 시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피난용량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여 계단의 폭 등에 적용하고 있지만, NFPA는 대부분의 용도에서 계단실의 수를 2개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고층 아파트의 피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 고층 아파트의 화재 시 신속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계단실의 수를 2개소로 설치하는 것으로 국내법에서 「공동주택은 바닥면적의 합계가 300㎡ 이상일 경우 직통계단 2개소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 단, 층당 4세대 이하인 것은 제외 한다.」는 획일적인 규정을 NFPA기준에 따라 개정하여 고층 아파트 화재 시 국민의 소중한 재산 및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