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기도 화성 시골에 계신 어머니로부터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왔다. 집 앞 텃밭에서 일을 하다가 벌에 쏘였다는 것이었다. 바로 경기도 소방에 구급출동을 요청하는 신고를 하여 어머니가 안산의 K대학병원의 응급실로 이송된 사건이 있었다.
이송 후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어머니의 상태를 듣게 되었는데 구급대원이 현장 도착 시 어머니께서는 팔에 벌을 쏘였는데 팔과 상반신에 가려움증 및 통증을 호소하며 호흡까지 곤란한 상태여서 급하게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는 것이었다. 병원을 다녀와서도 한동안은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약을 드셔야 했지만 지금은 완쾌되었다.
이렇듯 올해는 폭염으로 인해 벌들의 생육환경이 좋아져 개체수도 늘고 독성이 강해져 벌의 활동이 더욱 왕성해졌다. 추석연휴를 며칠 앞둔 요즘 조상묘 벌초시기를 맞이하여 말벌과 땅벌을 각별히 조심해야겠다. 무덥고 습한 7~9월 사이에 벌들은 가장 활발히 활동해 외출과 산행 시에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말벌은 공격성과 독성이 강하고 장수말벌의 경우 독이 일반벌의 200배에 달해 벌에 쏘이면 호흡곤란이나 실신 등의 증상으로 자칫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부터 벌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자.
벌초나 성묘를 갈 때는 소매가 긴 옷과 장화․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벌은 파리나 모기보다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약하기 때문에 피부나 겉옷에 곤충을 쫓는 약을 뿌리는 것도 좋다. 또한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밝은 색이나 원색 옷은 피해야 하며, 향수나 화장품에 들어있는 성분이 말벌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벌초 등 야외 활동 시에는 주변에 말벌 집 등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여야겠다. 만약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갑자기 뛰거나 손․손수건 등을 휘두르는 행동은 절대금물이다. 이는 “나 여기 있소”하고 벌떼를 유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럴 때에는 달아나기 보다는 벌의 비행속도가 시속 4~50㎞나 되는 만큼 침착하게 옷가지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가리고 낮은 자세로 가만히 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들뜨기 쉬운 명절일수록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 즐겁고 행복한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