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나 뇌졸중 등 노인성질환으로 고통과 갈등을 겪고 있는 많은 가정에 든든한 후원자가 생겨났다. 지난 7월1일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환자 가족을 대신해서 수발도 하고 요양을 해주는 효자 노릇을 자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며칠전 이웃세대에 홀로 사시던 할머니 한 분이 싸늘한 주검으로 구급차에 실려 가는 걸 목격했다. 그 자리에는 자식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경찰과 사회복지사로 보이는 여직원만이 분주하게 뛰어 다니며 뒷수습을 하는 것 같았다. 아무도 돌보는 이 없이 홀로 병마와 싸우다 지쳐 저 세상으로 떠나는 이런 슬픈 광경은 요즘 흔히 접하는 얘기가 되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노인 혼자서 따로 떨어져 지내는 세대가 늘어 가고, 어쩌다 부모를 모시는 세대라 할지라도 맞벌이 상황에서는 병든 부모 수발을 포기하거나 병원에 전적으로 내맡겨야 하는 실정이다. 간병비를 포함한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병원에 모실 수 있는 경우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에 지나지 않아 대다수 노인들은 수발의 사각지대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가족이 나서도 해결하기 힘들었던 병든 노부모 수발문제를 사회구성원이 연대하여 해결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다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십시일반으로 보험료를 조금 더 부담하는 반면 환자 상태와 요구에 따라 요양시설에 입소케 하거나 전문요원들이 가정을 방문하여 수발서비스를 들어준다 한다. 와상상태로서 1등급을 받아 전문요양시설에 입소할 경우 비용의 20%만 가족이 부담(식사재료비 등 비급여분 제외)하면 간병비를 포함하여 한달에 최고 115만원 이상의 급여혜택을 보게 되어 가계에 큰 보탬이 될뿐만 아니라 가족들은 맘 놓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효도보험이 되는 셈이다.
당장 나와는 상관없는 일일지라도 생노병사의 굴레에서는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상부상조의 전통미덕을 살려 효도보험이 하루빨리 정착되고 발전되도록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