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경찰서 경무과 경무계장 박억기
전화통화가 어려웠던 시절, 객지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온 동네에 마을 방송으로 알리고, 논밭에서 일하다 일손을 놓고 허겁지겁 우체국으로 달려가 전화를 받던 모습을 시골에서 살아 본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 온 학생에게여행 중 가장 불편한 것을 물었더니,헨드폰을 자유롭게 쓸 수 없던 것이었다고 하니, 그많큼 전화가 일상생활에한 부분이고, 휴대폰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불안하여 휴대폰증후군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요즘 경찰에서는 아동․부녀자에 대한 실종․납치 사건에 대해 수사전담반을 설치하여, 신고가 있으면 최우선으로 출동하고 있고, 심지어 과거에 있었던 미해제된 실종사건까지 전면 재수사 하고 있다. 또 학교주변 문방구 등에 ‘아동 지킴이 집’을 지정하여 납치사건 등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의심사건에 대하여 빠른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실종이나 납치 신고가 들어오면 그 진위여부를 떠나 신속하게 출동하고 있다. 주야간을 따지지 않고 형사, 여성청소년 담당자, 지구대 경찰관이 합동으로 출동하여 신고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치안력이 최고로 요구되는 사안이다.
최근 납치사건 처리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뼈아픈 누(累)를 다시 되풀이 해서는 안되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고 경찰의 본연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112신고 중에 유난히 미귀가자나 가출 신고가 많다. 그런데 신고 결과를 보면 친구 집이나 PC방에 있는 경우, 사우나에서 잠이 들어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 등 각양각색이다. 단순히 통화가 제 때 되지 않아 바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신고를 꺼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신고로 허비되는 치안낭비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 아이가 어느 곳을 잘 가는지, 가까운 친구는 어디에 살고 있는지, 혹시 괴로워 하는 일은 없는지, 사귀는 이성 친구는 있는지 시간을 내어 가족과 대화를 한번 해봐야하지 않을까?
바야흐로 4월의 중간에서 봄이 물들어 가고 있다.
봄내음 향기와 활짝 핀 월미산의 벚꽃 아래서 지금도 고향을 지키는 오랜 친구에게 전화가 아닌, 편지한 통을 써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