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최초로 민영의료보험을 도입한 미국의 의료보험의 현실은 마이클 무어 주연의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가 그 폐해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의 의료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만큼 고액이다.
민영보험사, 제약사, 병․의원등 질병치료를 위한 모든 의료시스템이 전적으로 민간에 의존하고 있고,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민간의료보험사는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서민의 생명을 담보로 거래를 한다.
민영의료보험이 지배하는 미국의 의료비는 가히 살인적이라 말할 수 있다. 어린아이가 감기 끝에 병원에 찾았을 때 10여분간의 의사 상담비가 200달러 콧속 한 번 들여다 본 내시경비용이 250달러로 처방약 값을 제외하고도 병원에 잠시 들른 비용이 우리돈으로 60만원에 육박한다.
맹장염 수술이 1000만원 , 구급차를 불러 외과 수술을 받고 열흘간 입원했다면 1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자율과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양의 탈을 쓴 민영의료보험의 속내다. 이런 상황에서 5천만에 육박하는 의료보험이 없는 서민들은 병에 걸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개인파산자의 62%가 의료비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다.
의료보험료를 들여다보면 그 또한 충격적이다.
4인 가족의 연간 의료보험료가 우리돈으로 1,500만원을 상회한다.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빈곤층을 위한 메디케이트가 있으나 중하위계층 및 실업자 5,000만명은 어떠한 의료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못해 의료비 때문에 파산하는 가정도 연간 8만 가구에 달한다.
영화 “식코”에서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주인공은 나무를 자르다 중지와 약지가 잘리는 사고를 당하고 봉합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았을 때 치료 우선의 우리 건강보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거래가 시작된다. 중지 봉합에 60,000달러 약지 봉합에 12,000달러 라는 설명을 듣고 중지 봉합을 포기하는 민영의료보험이 지배하는 거대 미국의 안타까운 의료 현실이 조명된다.
고비용 저효율의 표상인 미국의 의료보험을 개혁하기 위하여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의 혁명에 나섰다.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방향은 전국민 의료보험 확대, 의료보험 비용부담 축소로 요약된다. 미국은 선진국 중 전국민 의료보험이 없는 유일한 나라로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중 한 토막이다. 나는 모든 미국인들이 의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게하고 싶다. 가족들이 두려움 없이 의사들의 청구서를 열어볼 수 있고, 부모들은 자녀들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게하고, 그들이 예방 가능한 질병을 스스로 점검하고, 환자들이 의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실현할 수 있는 의료보장시스템이고 또한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미래라고 확신한다. 이러한 미래가 도달할 때 미국인들은 건강하게 하고, 미국 경제의 미래를 밝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도입 10년만에 세계에서 유례없는 전국민 의료보장체계를 달성했고, 국민의 의료수준을 선진국 이상으로 크게 향상시켜 구미선진국에서 우리의 우수한 건강보험제도를 벤치마킹할 정도가 됐다. 이러한 공보험체제의 건강보험을 고비용 중증질환자, 저소득 취약계층의 의료비 보장을 강화하여 보장성 80% 이상 실현으로 최대의 이익 창출을 꿈꾸는 거대자본의 민간의료보험, 영리병원 음모를 불식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