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이 많은 내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남동소방서 119마케팅팀에 도착했을 때는 집합시간보다 30분 이른 시간이었다. 119마케팅팀에 들어선 나는 직원 분들의 짤막한 한마디 덕에 조금이나마 긴장을 덜 수 있었다.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동기들과 함께 설렘과 걱정이 섞인 대화가 한창일 때 간단한 안전교육이 시작되었고 이어 서창119안전센터에 배정된 다른 동기의 이름과 함께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2주간의 119안전센터 생활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서창119안전센터로 이동해 소방대원들의 환영 속에서 119안전센터 생활을 시작했다. 첫 번째 출동, 나의 첫 과제는 환자들의 생체징후를 능숙하게 평가해 내는 것이었다. 조용하고 안정되어 있는 강의실에서 실습하던 것과는 다르게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의 수행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그런 나의 눈을 읽은 구급 반장님께서는 오랜 시간 구급차를 탄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알려 주셨다. 실습기간 동안 많은 환자들의 생체징후를 평가했다. 아직은 많이 서툴지만 처음과는 달라진 나의 모습에 뿌듯하다.
출동 대기시간에는 구급대원 선배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의학용어를 비롯해 기술에 대한 것까지 구급실무에 필요한 것 들이였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확실히 정립하고 잘 모르고 있던 것은 다시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또한 내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환자유형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구급 반장님께서는 2주간의 구급실습이 단순한 처치 술의 목적이 아님을 일깨워 주셨다. 따라서 나는 짧은 기간이지만 구급대원의 생활을 보려고 노력했다. 겉으로 보이는 역할 이외에도 다양한 업무수행이 있는 것을 알았고 새벽출동, 주취지 이송 등 구급대원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태풍과 장마가 겹친 2주간의 실습을 마쳤다. 굳은 날씨 탓에 평소보다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잘 챙겨 주시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구급대원님들께 감사하다. 또한 여러 환자유형을 경험하며 병원 전 응급의료종사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다양해질 질병과 손상에 대비해 응급의료시스템이 좀 더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한 일원으로서 성장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119구급대원 이라는 직업에 한걸음 천천히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