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7년에서 1998년으로 넘어가려는 한 겨울 밤, 그날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밤 10시가 조금 넘어서 화재 출동 지령이 떨어졌다. 소방서에서 5㎞정도 떨어진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인데, 화재신고가 워낙 늦었고, 주택가 골목길 에도 주정차 된 차들로 인하여 화재가 난 곳까지 소방차가 진입을 할 수가 없었다. 서둘러 소방차에서 내려서 수관을 어깨에 둘러메고 저 멀리 보이는 불빛을 향해 뛰어 갔지만 날씨도 춥고 바닥은 빙판길로 멀게만 느껴졌다.
100M 거리를 수관으로 연장해서 불이 난 주택 앞에 도착해보니 이미 주택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었던 상황이었다. 불길이 워낙 센 탓에 물을 뿌린지 한 시간정도 후에야 불길이 잡혔으나, 불이 났었던 집은 이미 까맣게 뼈대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인명피해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철수를 하려고 수관 등 진압장비를 수거하여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내려오는 데 저 멀리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면서 올라오는 한 가족이 있었다, 가장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어디 불났어요?” 물어보기에 저안 골목길 안쪽에 있는 주택에 불이 나서 다 탔다고 하니 기겁을 하고 주저앉는 모습에 방금 내가 인명피해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 그 까맣게 뼈대만 남은 그 집이 그 가족의 보금자리였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걱정이 되는 마음으로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돌려 귀소 했던 기억이 난다.
추운 겨울이 되면 화기취급도 늘어나고, 온난방기기를 많이 사용하게 되며, 건조해진 날씨로 인하여 작은 부주의에도 화재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주택화재는 이 시기에 집중되어 나타나는데, 한 가정의 행복한 꿈과 삶의 터전을 한꺼번에 앗아갈 수 있는 주택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주택화재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기배선과 콘센트의 먼지 습기 등을 제거하여 트레킹에 의한 화재를 예방하고, 노후화된 가전제품 TV, 세탁기, 전기난로, 전기장판이나 배선 등 오래된 것은 폐기하고 세 것으로 교체하여 누전합선 등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
둘째, 가스레인지나 보일러기기 등 노후로 인한 누설점검과 내용연수가 경과된 제품과 배선 배관 등은 교체해야 한다.
셋째, 화재발생 초기대응을 위하여 집집마다 소화기를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하여 관리하고 유사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넷째, 119에 신고할 때엔 정확한 주소와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할 수 있다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화재가 난 곳의 가스와 전기를 차단한다. 마지막으로, 주택가 이면도로엔 불법 주정차된 차들로 인하여 소방차가 접근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으므로, 소방차의 접근을 위해 평상시 주택가 골목길에 소방차 출동로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가정의 행복은 작은 관심에서 출발한다. 가정에 어떤 위험한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를 한번 더 살펴보고 대비하여 온 가족이 재난으로부터 벗어나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