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말에 ‘윤언여한(綸言如汗)’이라는 말이 있다. 윤언여한(綸言如汗)이란 말은 사람의 몸 밖으로 새나온 땀방울과 같아 한번 몸 밖으로 새나온 땀방울은 몸 안으로 다시 숨겨줄 재주가 없다는 말이다.바야흐로 ‘대중을 움직이는 지도자가 되려면’ 그의 언행이 간단하고, 단정하고, 명료하고, 톤도 적절해야 한다. 이 진리가 어찌 지도자들에게만 통하는 것은 아니다. 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나 이 사회 지위의 높고, 낮음 없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진리다.우리 인간을 다른 짐승들과 구별해 주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일 것이다. 그런데 무릇 말이라 하는 것은 싸움을 일으키기도 하며, 좋은 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무심코 잘못 내뱉은 말 한마디가 세상을 들끓게 하기도 하며 상대방을 곤경에 빠트리기도 하고 스스로를 올가미처럼 묶기도 한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무심코 뿌린 말이 어디서 누구의 마음속에서 어떤 열매가 매 달렸을까? 조용히 헤아려야 한다.
배로 바다나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떠내려 와서 자기 배에 부딪치면, 비록 성급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말도 없이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었더라면 비키라고 소리친다. 한 번 말해 듣지 못하면 두 번 소리치고 두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친다. 세 번째는 욕설이 나오게 마련이다. 조금 전엔 화내지 않고 지금은 화내는 까닭은 조금 전엔 빈 배였고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원망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