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구급 등으로 인한 출동을 할 때면 등에서 식은 땀이 절로 난다. 한 시가 급한 상황에서 하나뿐인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가슴조이며 싸이렌을 울려보지만 이것은 한낱 소음에 불과하다.
평소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의식 때문이다.
경광등과 싸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다보면 일부 운전자들은 아예 무반응 이거나 비켜주기는 하지만 소방차나 구급차와 속도 경쟁을 벌이거나, 비켜달라는 방송에도 긴급자동차가 혼잡한 도로를 알아서 비켜가기를 바라고 있다.
소방공무원의 애환은 여기에서 그치는게 아니고 현장에 도착하면 늑장출동이라는 주민들의 원성에 또 한번 아픔과 좌절을 느끼곤 한다. 사실 소방차는 긴급자동차로써 특례를 보장 받고 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고가 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야만 법적효력이 있다. 다시 말해 일단 사고가 나면 속도위반·중앙선침범·신호위반 등의 많은 법조항에 휘감겨 모든것을 운전한 소방공무원이 책임을 져야한다. 이런 현실에서 운전자들의 의식과 맞물려 있는 주민들의 원성에 출동벨이 울리면 우선 가슴이 울렁거리고 눈은 가물거리며 생생했던 의욕도 사라지니 이게 직업병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면을 빌어 운전자들에게 다시 한번 부탁한다.
첫째로 소방차나 구급차가 나타나면 일단 우측으로 피하거나 정차해 줄 것을 당부한다. 소방차나 구급차는 승용차와 같은 성능의 차종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둘째, 소방차나 구급차는 늑장 출동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음을 알아 소방공무원들이 화재 진압이나 기타 재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격려를 부탁한다. 소방차나 구급차가 소방관서의 차고를 탈출하는 시간은 불과 주간 20초, 야간 30초로 규정돼 있고 항상 똑같은 훈련을 매일 실시해 단 1초라도 빨리 출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혼잡한 도로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단 1초라도 현장에 빨리 도착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늑장출동이라는 말은 하지말아 주기를 바란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누구에게나 1초가 1분같고 1분이 1시간 같다. 누가 그 사실을 모르겠는가. 소방공무원 역시 주민들 속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 조직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공무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시원한 냉수 한컵이라도 줄 수 있는 국민들의 여유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