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관내 학교에서 소방교육 요청이 있어 소방안전교육을 하던 중 생각지 않은 질문을 받았다. “북한의 화재신고 번호는 몇 번이냐?”는 내용이었다. 그 당시 정확한 사실을 몰라 당황하면서 질문 한 학생에게 차후에 답변한다고 끝냈지만 소방에 입문한지 꽤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소방에 전문가라 자화자찬 했던 내 자신이 왠지 부끄러웠다. 교육을 마치고 북한의 소방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워낙 폐쇄적이고 안보상 장애가 많은 관계로 광범위한 자료는 없었으나, 화재신고는 우리처럼 ‘119’번이 아닌 ‘110’번이었다. 10여년전 북한의 화재신고도 ‘119’라는 언론보도도 있었지만 북한 소식 전문지(「北韓」, 2010년 6월호)와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에서 확인되었다. 다만, 우리 기업체가 입주한 개성시 개성공업지구내에는 사업장에서 ‘119’로 신고를 하면 개성소방대로 바로 연결되어 신속한 출동이 이뤄진다.
한편, 북한의 소방대는 인민보안부 호안과 소속으로 남한으로 치면 경찰산하 기구로 24시간 2교대 근무형태이며 화재발생시 진압과 화재 단속업무만을 한다. 소방장비로는 러시아제 중고소방차, 북한산 소방차외 별다른 구조장비가 없어 소방능력이 매우 열악한 상태이고 시골에는 아예 소방대가 없는 곳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소방은 왜 ‘119’가 되었을까? 그건 1935년 10월 1일 경성중앙전화국 본국의 전화 교환방식이 자동식으로 바뀌면서 서비스번호가 개정됐는데 이 때 ‘114’ 등 10개의 서비스번호중 하나로 도입됐다. ‘119’가 화재신고에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한국전기통신 100년사"에 살펴보면 1936년 경성 전화번호부에서 잘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119’ 기원은 안타깝게도 일제시대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일본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전화발달사를 보면 1926년 관동대지진을 계기로 긴급 전화번호로 ‘112’를 채택했다가 잘못 거는 경우가 많아 다음해 끝자리만 9로 변경해 사용한 것이 ‘119’의 기원이 됐다. 그 밖에 다른 나라의 화재신고 전화번호로는 미국은 ‘911’, 런던과 홍콩은 ‘999’, 호주는 ‘000’ 등으로 되어 있다.
최근에는 화재, 구조, 구급, 안전사고 등 위급상황에서 언제나 ‘일일이 구한다’, ‘일일이 구하라’는 ‘119’의 값진 의미가 있으며,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119’정신은 영원히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