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말이 있다. 나무가 자라기 위한 첫 단추인 떡잎이 단단하고 튼튼할수록, 크고 굵은 나무가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그 떡잎은 무엇이고, 그 떡잎을 건강하게 자라게 해줄 수 있는 흙과 거름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떡잎은 미래의 우리사회를 만들 어린이들이고, 흙과 거름은 어린이들을 건강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환경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환경의 기초는 바로 교육이다. 교육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늘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인 소방안전교육에 대해 말해 보려한다.
예전에 초등학교 폐휴지함에 불이 났다. 그 화재를 선생님과 학생들이 소화기로 용감히 불길과 맞서 진압했다. 외국에서는 쓰러진 사람을 위해 어린아이가 침착하게 신고하여 생명을 구한 일, 심정지 환자를 CPR을 활용하여 살린 경우 등 그 사례가 상당히 많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 사례가 외국보다 적어 더욱 반가운 뉴스 아닌가 싶다. 다른 이유 하나는 수년간 나와 나의 동료들이 해왔던 소방안전교육이라는 흙과 거름이, 이러한 튼튼한 나무와 떡잎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소방안전교육이나 훈련을 나가보면, 내가 처음 소방에 입문하였을 때에 비하여 열의를 가지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요식행위나 시간 때우기로 생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낄 때가 있다. 안전교육은 왜 중요한 것이며, 우리의 태도는 어떻게 변해야할 것인가 생각해보자.
첫째 소방안전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자. 조기교육은 영어, 수학이 아닌 안전부터 시작해야한다. 유아, 어린이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이 위험한 상황인지 인지하고 적어도 그 상황을 피하여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머니가 쓰러진 긴급한 상황에 침착하게 신고하여 생명을 구한 어린이의 사례를 볼 때, 결코 어린이가 어른보다 못 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어린이도 충분히 주위사람을 구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소방관들도 유아 및 어린이들에게 중점적으로 대피와 신고요령을 교육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 소방안전교육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예전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가정집에서 어린이의 불장난으로 시작되어 큰딸이 질식하여 사망한 사고였다. 일단 교육을 통해 불장난의 위험함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 소화기가 가정집에 비치되어 제대로 초기에 사용하였다면, 마지막으로 불이 난걸 빨리 알고 적절하게 대피를 했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교육을 통해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실행이 되었더라면, 아까운 생명하나를 구할 수 있던 일이였다.
셋째 이제 적극적으로 교육 및 훈련에 참여하자. 소방안전교육이나 훈련은 시간 때우기가 아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자식이 목에 음식물이 걸려 숨을 제대로 못 쉰다고 가정하자. 당신을 지금까지 키워주신 부모님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신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지난 안전교육을 어떻게 받았는가에 따라 사랑하는 가족을 당신이 지킬 수 있을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직접해보지 않으면, 실제로 행하긴 쉽지 않다.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교육인 만큼 기회가 오면 적극적으로 해보고, 교육이 없다면 가까운 소방서에 신청하여 미리 사고에 대비하는 능동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넷째 소방안전교육 반복적으로,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교육이란 지겨울 수 있다. 하지만 ‘안전’이란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다. 교육이란 것은 반복학습이란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한다. 소방교육도 마찬가지, 반복적인 교육내용일지라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소화기 사용법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화재현장에서 안전핀을 뽑지 않은 소화기가 현장에서 뒹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머리는 알고 있는데, 몸은 모르는 것이다.
사고와 재난은 미리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영화처럼 특별한 날 오는 것도 아니다. 평상시와 똑같은 날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다. 준비한 자만이 나와 사랑하는 이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소방관들은 사회를 안전하게 만드는 건강한 거름과 흙을 만들고 있는 중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