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인천남부소방서 관내에서는 742건 출동하여 243건의 화재를 진압하였으며 인명피해 10명(사망2,부상8), 재산피해 7억4천여 만원이 발생하였다. 발화요인별로 분석해 보면 부주의가 11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주의 중 음식물화재가 57건(47.8%)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음식물 화재」는 주방 등에서 음식물을 조리하다가 발생한 화재를 말하며, 소실된 물질이 음식물에 국한되고 거주자가 물 등으로 자체소화를 하였다고 할지라도 소방규정상 ‘화재’로 분류되며, 이는 화재조사 및 보고규정을 해설한 국가화재분류체계 매뉴얼에 명시되어 있으나,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를 화재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이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음식물 화재의 발화 매카니즘(mechanism)을 보면 용기의 재질과 크기, 내용물(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물 1리터(L)를 가열시 증발에 필요한 시간은 약 30~40분이 소요되며 용기안의 물이 모두 증발 된 후 음식물의 탄화가 시작된다. 삶은 고구마, 감자 등은 숯처럼 탄화되어 표면연소 또는 훈소 상태를 유지하게 되며, 사골 등 불포화유지류가 함유된 음식물은 탄화되면서 가연성 증기의 발생으로 불꽃연소가 이루어진다. 특히 행주 등 면 종류는 저온발화성 물질로 용기안의 물이 증발되면 바로 발화되어 행주를 삶을 때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음식물 화재의 또 다른 위험성은 용기안의 수분이 증발되고 내용물이 탄화되면서 많은 양의 연기와 타는 냄새가 심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은 여러 가지 물질이 혼합된 물질로 특정하기에는 어렵고 극히 적은양이지만 음식물이 탄화되면서 발생하는 연기 및 냄새는 불완전연소로 인한 일산화탄소 및 음식물을 저온(300~400℃)에서 소각할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 등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함유될 가능성이 있다.
음식물이 탄화되면서 발생하는 연기와 냄새는 건물의 밀폐도 및 구조·창문의 개방여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이동 및 확산현상에 의해 사용자의 주거공간은 물론 다른 층의 세대로 유입되게 되어 음식물 화재 시에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그리고 시간의 경과 내지는 최초 발생지의 사용자가 초기 조치 및 환기를 실시한 후에는 발생지를 찾아야 하는 소방대원은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음식물 화재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시민들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 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음식물 출동은 주부들이 혼자 있는 낮 시간대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심야시간대에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현대사회가 1인 세대의 증가 추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야간에 혼자 거주하는 경우에는 대응능력이 크게 감소하여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음식물 화재는 많은 위험성과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당사자의 사소한 실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위임을 인식하고 외출할 때와 잠자리에 들기 전 다시한번 주변을 살펴보는 등 안전의식의 생활화가 필요하며, 아울러 출동한 소방대원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려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