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LA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이 맞붙었다. 당시 휴스턴은 홈경기에서 외야에 설치한 카메라를 활용해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쳐 이를 벤치에 보내 주면 특정 구종에는 쓰레기통을 두드리고 또 다른 구종엔 벤치가 조용한 방식으로 상대팀 투수의 볼 배합을 미리 타자에게 알려준, 이른바 사인훔치기(sign stealing)의 부정한 방법을 통해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였다.
결국 MLB 사무국의 조사로 즉각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자격정지 1년을 선언하고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힌치 감독을 해고하게 된다.
무엇보다 공정함이 더욱 요구되는 스포츠에서 이와 같이 공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오로지 우승에만 집착한 것은 비겁한 행동이며 전 세계팬들을 기만한 심각한 행위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흔히들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으로 표현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 주변에서는 비단 야구장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이러한 불공정함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 법무부장관의 ‘아빠 찬스’와 현 법무부장관의 ‘엄마 찬스’로 희화화된 공정성 문제에서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실망과 좌절감을,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에게는 ‘엄마가 추00가 아니라 미안해’로 표현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슬픔과 분노가 숨어 있는 것을 느낀다.
최근 연세대 등의 수시모집에 ‘민주화운동 관련자 전형’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공정성에 더욱 민감한 젊은이들에게 많은 공분을 주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돈 수천억원을 빼돌린 펀드 사기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에서 사회적 특권층인 정관계, 국회의원마저 로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언론 보도에서 많은 국민들은 충격을 넘어 ‘공정의 가치’를 외치는 현 정부에 회의와 의심마저 품고 있는 슬픈 현실을 마주하는 요즘이다.
필자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고 있다. 정부 여당을 폄훼하거나 야당의 목소리를 대변할 의도는 없다.
다만 많은 국민들이 앓고 있는 불공정의 회의감을 치료할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지 조용히 생각해 보고자 함이다.
요즈음 jt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사생활’ 작품의 인기가 날로 뜨겁다.
여자 주인공인 생활형 사기꾼 ‘차주은’(서현 분)은 식당에서 고기 굽는 일을 하던 중 평소 좋아하는 대기업 팀장 정환으로부터 주은의 회사 앞에서 기다린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이에 주은은 부랴부랴 식당에서 뛰어나가 택시에 승차하여서는 급한 나머지 달리는 택시 뒤 자리에서 준비한 정장 옷으로 갈아입는다. 운전기사는 그러한 주은을 백미러를 통해 힐끔힐끔 훔쳐보고 주은은
그런 기사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아저씨, 그러다 사고 나요. 사고 나면 아저씨는 변명 없이 나한테 바로 살해돼, 사체 되고 싶지 않으면 면허 딸 때 초심으로 돌아가서 바른 운전을 합시다. 자! 앞만 보고 고고!
마치 『목민심서』의 구절 중에 나올 법한(?) 주은의 경고와 당당함에서 실로 웃음이 나온다.
공직자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 개개인 모두가 항상 처음 같은 초심(初心)을 잊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행동할 때 남들과는 다른 특권의식으로 대표되는 우월감에서 보다 자유스러운, 불공정이란
감기에 걸린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치료할 수 있는 아스피린이 되지 아니할 까 감히 확신해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축된 월드시리즈 포스트시즌이 한 창이다. 과연 올해는 어느 팀에 우승컵이 돌아 갈 지 자못 궁금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