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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로 만든 30㎝ 눈금자의 추억
미국에 거주하는 손녀와 인천월미도 부근에있는 이민사 박물관을 찾았다.
그 전시장 안에는 ‘추억의 물건’을 볼수가있다. '철수와 영희'가 나오는 국어, 셈본 책, 과 학용품도 보았다. ‘소학교 시절‘ 회상 하게했다. 내 시선을 붙잡은 것은 ‘대나무로 만든 30㎝눈금자’선생님이 야단치실 때 매 맞던 대로 만든 30㎝ 눈금자 였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그 시절 지금처럼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이었다.
해바라기하던 창가에 유리창이 깨어졌다. 예방 주사를 맞을 때처럼 모두 불안한 얼굴로 차례로 줄을 서서 매를 맞는데, 선생님의 때리다가 30㎝눈금자가 갈라졌다. 그 일이 생각나 자세히 보니 내 한 뼘보다 조금 더 길었다. 그런데 어릴 때는 그 자가 왜 그렇게 길게만 보였으며 정말 공포의 긴 회초리 같은 느낌이었다.
어린우리는 아파서 울고, 선생님은 선생님이 때린 제자가 아파서 우는 걸 보시고 마음 아파 눈물 글썽이셨다.
돌아보면 그 당시 필통 속의 몽당연필 한 자루, 새끼손가락 끝 마디만큼 줄어든 지우개 하나, 모든 학용품들과 물건이 그렇게 귀하던 때였다. 노소를 막론하고 이런 추억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저마다 지나간 날들의 안타까운 추억들을 떠올리는 일은 마치 이 계절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걷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킨다.
우리가 한 세상 살아가는 데 슬픔도 힘이 되듯 추억도 자신의 자리와 자신의 길을 문득문득 돌아보게 하는 힘을주기도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옮겨가는 계절의 길목‘에서” 추억을 되 살리며...
시민사회 박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