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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옥타브씩 올리고 있는 매미.
지나가는 여름 햇살이 시샘을 하듯이 무덥고 긴 여름날이네요.
에어컨 바람아래 머물다 밖으로 나서는 길은 그냥 숨이 막힐 것 같은 날씨지만, 개절은 대서를 지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성급한 낙엽들을 보면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은 가을이 벌써 찾아들고 있어요. 여름의 서막을 알려 주는 가을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나 봅니다.
무덥다는 여름의 계절을 건너 뛸 수도 없고, 봄으로 돌아갈 수도 없을 바에야 즐겁게 계절을 즐기면서 건강하게 가을을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 하겠지요.
그래서인지 나는 여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나보고 철마다 좋아한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겠지요, 해마다 돌아오는 개절이 개절의 느낌을 아니 까요.
---월미산 여름이야기--- 해정 박종길 작
綠陰芳草山 (녹음방초산) 녹음방초가 우거진 월미산에는
忽風落木路 (홀풍락목로) 거센 바닷바람에 나무 잎이 길거리에 누어있네
冉冉歲大暑 (염염세대서) 어느덧 세월 흘러 대서가 지나니...
蟬聲前奏哭 (선성전주곡) 울어대는 매미도 한 옥타브씩 올리고 있더라.
해정 박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