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문학가가 베네치아는 신이 창조한 예술품이라고 극찬한 것처럼 베네치아는 세계인들이 가보고 싶은 명소다.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걸작인 웅장한 교회 건물과 카페가 즐비한 산마르코 광장은 관광 명소 중 명소다.
광장 한쪽 끝에는 베네치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함부로 범할 수 없는 근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1797년 베네치아에 도착한 나폴레옹은 이 광장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했다.
3km에 걸친 수상로이자 베네치아의 주요 도로 역할을 하는 그랜드 운하에는 풍파에 시달려온 수백 개의 궁전과 저택이 있고, 시끌벅적한 운하의 정경이 펼쳐진다.
얼마 안 되는 요금을 내고 산마르코 광장이나 산타루치아 기차역에서 코스가 시작되는 수상 버스 ‘바포레토’에 올라타는 것이 현명하다. S자 모양으로 생긴 운하의 전 노선을 왕복하는 이 배는 노선을 이탈한 곤돌라와 화물선을 재빨리 피하며 천 년의 역사 속을 누비고 다닌다.
그 유명한 베네치아의 곤돌라를 타지 않았다면 베네치아 여행을 자랑해서는 안 된다. 곤돌라를 타는 것은 관광객 티를 내는 것이고, 가격 또한 지나치게 비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곤돌라야말로 거리가 물길로 이루어진 이 독특한 도시 구석구석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가장 유쾌하고 낭만적인 방법이다. 150개가 넘는 운하를 따라 나아가는 곤돌라는 현기증이 날 정도의 황홀감을 준다.
사유지나 컨트리클럽처럼, 치프리아니 호텔은 베네치아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신기하게 관광객의 왁자지껄한 소란스러움으로부터 벗어나 있는 곳이다.
호텔에서 결코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산마르코 광장도 배를 타고 찾아갈 수 있는 최고의 장소 가운데 하나. 평화로운 주데카 섬 언저리에 배를 대도록 하자.
치프리아니 호텔의 정원과 올림픽 대회 규격의 풀장, 그리고 실크 벽지로 화려하게 장식한 객실들은 비할데 없이 훌륭한 서비스와 함께 이곳을 진정 편안한 휴식처로 만들어준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별채에 묵는 것이 좋다. 15세기 건물을 복원해놓은 벤드라민 저택은 12채의 멋진 별채로 구성되어 있는데, 개별적으로 담당 지배인이 배치되어 있으며 운하와 두칼레 궁
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야말로 마음을 휘어잡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최근에 문을 연 호텔바 ‘치프’는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생전에 즐겨 찾던 곳이다.
세계적으로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을 개조한 다니엘리 호텔은 14세기에 총독 관저로 세운 곳으로 운하와 접하고 있다.
건물의 안뜰은 현재 단돌로 바가 있는 근사한 로비로 변했다. 호텔 손님은 물론이고 외부인도 잠깐 들러서 구경하며 쉬어 가기 좋은 곳이다.
이 곳에 묵기 위해서는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한데, 1박 기준에 3000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경제력이 그 첫 번째 조건이다. 또 베네치아를 찾는 국빈과 스케줄이 겹치면 대기자 명단에서 자동 탈락된다.
아무튼 이 최고급 호텔의 객실에서는 양파 모양으로 생긴 산마르코 바실리카의 둥근 지붕을 지척에서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객실은 맨 꼭대기에 위치한 ‘예술가의 방’이다. 이 방의 테라스에서는 산마르코 시계탑에 있는 두 개의 무어인 청동상이 너무나 가깝게 보여 손을 뻗으면 종 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이 방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 등장하는 데스데모나 저택의 모델이 된 집도 내려다보인다.
베네치아를 낭만적인 도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이강효 파도TV전략기획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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