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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에 물방울의 얼마만큼 고이면
월미산 후원에 애련정이 있다.
연잎에 얼마만큼 고이면 한동안 일렁이다가 유리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립니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도 일렁이다가 연못으로 비워 버립니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보면서, ‘아하,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을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 하고 그 지혜에 감탄하게 됩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잎의 자연스러운 비움을 보면서 쉬이 비워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욕심이 생각이 납니다.
자리를 옮기지 못하는 식물도 욕심을 버리는 모습이 우리 인간을 부끄럽게 합니다.